뉴스

"기록으로 말하겠다"던 김민석…깜짝 동메달로 약속지켜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500m서 亞선수 최초 메달 쾌거
은메달과는 단 0.07초 차이…동반출전한 주형준은 17위
팀추월에서도 메달 추가 노려

  • 이용익
  • 입력 : 2018.02.13 23:52:30   수정 : 2018.02.13 23:54:14
  • 프린트
  • 이메일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공유
◆ GO! 평창 ◆

 기사의 0번째 이미지
"1분44초대를 만들면 메달권에 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개막하기 전 김민석(19·성남시청)은 냉정한 분석을 내놓았다. 목표는 메달권 진입이고, 팀 추월이나 매스스타트 같은 단체전이 아닌 개인전 1500m에서 메달권에 들기 위해서는 1분44초대 기록이 필요하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세간의 관심은 '빙속 여제' 이상화(29·스포츠토토)의 여자 500m 3연패와 '장거리 간판' 이승훈(30·대한항공)과 김보름(24·강원도청)의 매스스타트 초대 챔피언 도전에 몰렸을지언정 차분히 자기 길을 가기 위해 내린 판단이었다.

그리고 김민석의 생각이 결국 옳았다. 김민석은 13일 저녁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남자 1500m 경기에서 1분44초93을 기록하며 키얼트 나위스(네덜란드·1분44초01), 파트릭 루스트(네덜란드·1분44초86)에 이어 '깜짝 동메달'을 따냈다. 1위와는 0.92초, 2위와는 불과 0.07초 차이였고, 김민석 이후에 레이스를 펼친 쿤 페르베이(네덜란드), 조이 맨티아(미국) 등 강자들까지 부진하며 3위를 지켜낼 수 있었다. 그전까지 경기를 조용히 지켜보던 한국 관중들 역시 김민석의 동메달이 확정되자 환호성을 지르며 새로운 스타 탄생을 축하했다.

중거리로 분류되는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500m는 단거리의 스피드와 장거리의 지구력이 모두 필요한 까다로운 종목. 그동안 스피드스케이팅 중에서도 네덜란드 노르웨이 등 유럽 선수들이 포디움을 독점하던 종목이었다.

하지만 김민석은 이 공식을 기분 좋게 깨뜨리며 한국은 물론 아시아 전체에서도 최초로 1500m 메달리스트가 되는 기쁨을 맛봤다. 장거리인 5000m를 병행하기 위해 약 7㎏을 감량했다가 파워를 늘리기 위해 다시 3㎏을 늘리는 등 확실한 분석 끝에 처음 출전한 올림픽 경기에서 첫 메달을 딸 수 있었다. 김민석과 동반 출전한 주형준(27·동두천시청)은 메달권에 들지는 못했지만 본인 최고 기록(1분46초12)에 근접한 1분46초65 기록으로 17위에 올랐다.

2014년 만 15세 나이로 최연소 태극마크를 단 김민석은 '제2의 이승훈' '빙속 괴물'이라는 별명을 얻으며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초등학교 1학년 때 집 근처 안양 빙상장에서 스케이트를 신으며 쇼트트랙으로 선수 생활을 시작했고, 초등학교 6학년 쇼트트랙 전국대회에서 최우수선수상(MVP)까지 받았지만 중학생이 된 뒤 스피드스케이팅에 집중하기로 결정했다. 아시아 최초 기록을 세웠으니 그 선택 또한 옳았던 것이다.

 기사의 1번째 이미지
사진설명13일 오후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500m 경기에서 김민석 선수가 질주하고 있다. [강릉 = 김호영 기자]
사실 올림픽이 시작되기 전 김민석의 메달권 진입 가능성을 높게 보는 이는 많지 않았다. 이미 2016 창춘주니어세계선수권과 2016 릴레함메르 유스올림픽에서 1500m 금메달을 따냈고, 지난해 삿포로동계아시안게임에서도 1500m와 팀 추월 2관왕을 기록했지만 유럽 강자들이 즐비한 올림픽에서는 10위권 내에만 들어도 성공적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김민석은 첫 경기를 앞두고 "메달 후보로 주목받지 못하다 보니 '뭔가 보여주겠다'는 오기도 생긴다"며 "팀추월이 메달 가능성이 더 높겠지만 1500m에 대한 욕심도 있다"고 조금씩 자신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1500m 경기 전날인 12일에는 "경기장에서 보여주겠다"는 당찬 출사표까지 냈고 결국 본인 말을 현실로 이뤄냈다.

이처럼 냉정한 분석과 깔끔한 스케이팅을 보여준 김민석이었지만 메달을 따낸 뒤에는 이제 막 고등학교를 졸업한 10대다운 모습도 보였다. 코치진과 부둥켜안고 즐거워한 그는 두 팔을 번쩍 들고는 펄쩍펄쩍 뛰며 첫 올림픽 메달의 기쁨을 만끽했다. 김민석은 "마지막까지 조마조마한 기분으로 기다렸다"며 "300m부터 기록을 끌어올리고, 700m 다음부터는 버티는 전략이 통했다"면서 "우리 국민의 함성 소리가 큰 힘이 됐다"고 의젓하게 소감을 밝혔다.

아직 이것으로 끝난 것도 아니다. 김민석의 상승 곡선이 이대로 유지된다면 선배 이승훈, 후배 정재원(17·동북고)과 함께 팀을 이뤄 나서는 남자 팀추월에서도 메달 레이스를 재연할 수 있다는 희망이 생긴다. 이미 확실한 사실은 2010 밴쿠버올림픽에서 영웅으로 등장한 이승훈과 모태범, 이상화 등이 점차 노장이 되어가는 시점에서 김민석이 '차세대 주자'로 등장해 존재감을 뿜어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용익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경기일정

0 9 : 30
스노보드 여자 빅에어 결승
1 0 : 00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 스케이팅
1 1 : 00
알파인스키 여자 복합
1 3 : 15
프리스타일스키 여자 크로스 결승
1 9 : 00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000m
2 0 : 05
컬링 여자 준결승
대한민국 vs 일본
2 0 : 15
바이애슬론 남자 계주 4 x 7.5km

2018 평창올림픽 메달순위

대한민국 국기
종합9
금메달
4
은메달
4
동메달
3
메달합계
11
국가별 메달 순위 표
국가
1 노르웨이 13 12 10 35
2 독일 13 7 5 25
3 캐나다 9 7 8 24
4 미국 8 7 6 21
5 네덜란드 7 6 4 17
6 프랑스 5 4 5 14
7 스웨덴 5 4 0 9
8 오스트리아 5 2 6 13
9 대한민국 4 4 3 11
10 스위스 3 6 2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