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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관·학 12년 끈끈한 협력…日 1천명 마을이 1만명 위성도시로
명문 도쿄·지바대 2곳이 민간개발사·관청 끌어들여 도쿄 연결 특급열차 유치…도심접근성 30분내로 단축
베드타운·난개발 막으려 인프라·상업시설 먼저 갖춰
인구증가 따라 아파트 조성…`캠퍼스 자족도시`로 탈바꿈
기사입력 2017.03.20 17:19:31 | 최종수정 2017.03.21 12:3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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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시 르네상스' 열자 ④ / 지방도시 재생 성공모델, 도쿄 인근 '가시와노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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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위성도시인 가시와노하 전경. 오른쪽에는 미쓰이부동산이 조성한 쇼핑몰인 '라라포트'가 위치해 있고, 위쪽에는 도쿄대·지바대, 가시와시, 미쓰이부동산 등이 만든 UDC-K를 비롯해 대학, 호텔, 아파트 등이 들어서 있다. 아파트와 쇼핑몰 사이 철도는 '쓰쿠바익스프레스'다. [사진 제공 = UD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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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 년 전만 해도 인구 1000명에 불과했던 일본 도쿄 인근 가시와시(市)의 작은 마을이었던 '가시와노하'.

'가시와의 잎'이라는 뜻을 가진 이곳은 최근 몇 년 새 일본에서 가장 주목받는 수도권 위성도시가 됐다.

도쿄대·지바대라는 일본 최고 명문대와 미쓰이부동산이라는 걸출한 디벨로퍼, 그리고 도쿄도와 가시와시가 관(官)·민(民)·학(學) 협력으로 재생사업을 펼쳐 인구 1만명이 넘는 신도시로 변신한 성공 사례이기 때문이다.

이들 3대 주체는 가시와노하에 단순히 아파트만 짓지 않았다. 도쿄까지 연결되는 특급열차를 놓고, 거대 쇼핑몰을 세우고, 병원·호텔·도서관 등 각종 시설을 넣는 '타운' 단위로 개발한 것이 특징이다. 그들의 목표는 '살기 좋은 동네'를 만드는 것이었다.

워낙 도쿄 땅이 비싸 여러 곳에 캠퍼스가 있던 도쿄대는 다소 황량했던 이곳에 1999년 캠퍼스를 만들었다. 학생과 연구진이 오가는 곳이었지만 통근도 불편했고, 그렇다고 생활 인프라스트럭처가 갖춰진 것도 아니었다. 도쿄대와 지바대의 고민이 시작된 부분이다. 작은 '캠퍼스타운'에 그칠 수 있었던 가시와노하 프로젝트는 이 지역 땅을 보유했던 미쓰이부동산과 도쿄도, 가시와시가 전격 합류하며 대형 프로젝트로 발전했다. 여의도와 비슷한 면적인 총 272만9000㎡에 인구 2만6000명을 목표로 세우고 머리를 맞댄 세 주체는 '교통이 문제다'라는 인식에 공감했다.

한국의 신분당선과 같은 쓰쿠바익스프레스는 빠르면 1시간30분, 길면 2시간까지 걸리던 도쿄 도심 접근성을 30분 내로 단축시켰다. 놀라운 것은 이 같은 제안을 대학과 민간 디벨로퍼가 했다는 것이다.

대학도 사실상 '디벨로퍼'로 역할을 했다. 도쿄대는 데구치 아쓰시 교수를 주축으로 미쓰이부동산과 함께 UDC-K(어번디자인센터-가시와노하)라는 관리 전문 기업을 세웠다. 이를 주축으로 마을 재생과 타운매니지먼트에 나서 매년 발전하는 도시로 만드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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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부터 가시와노하 프로젝트를 주도해 온 도쿄대 교수 히로야 미마키 UDC-K 부회장은 "가시와노하라는 입지나 땅 자체가 매력적이었던 것은 아니었다"면서 "중요한 것은 겉으로 매력적이어 보이지 않는 땅을 어떻게 개발하고, 재생시켜서 매력 있는 곳으로 만들지였다"고 말했다.

아파트부터 지어 베드타운화되는 우리나라 위성도시와 달리 가시와노하는 학교 캠퍼스와 기숙사가 먼저 만들어진 후 철도가 생겼고, 그 이후에 다시 호텔, 쇼핑몰 등 상업시설이 생긴 후 아파트가 설립되는 단계를 거쳤다. 베드타운이 아닌 '캠퍼스 자족 도시'다. 기본 생활 인프라가 모두 갖춰져 있기 때문에 오히려 가시와노하는 타 위성도시에 비해 분양가도 잘 확보할 수 있었고, 분양 성적도 좋았다. 한 도시가 떴다 하면 항상 문제가 되는 난개발 우려도 적었다. 관과 민간 디벨로퍼, 학교가 철저한 계획 속에서 도시를 만들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 대신 타운매니지먼트, 즉 도시를 만든 후 가꾸고 운영하는 능력이 더 중요해졌다. 마을 운영은 UDC와 주민들이 함께한다. UDC의 사무실은 주민들이 언제든지 찾아와 쉬거나 일할 수 있고, 회의도 개최하는 공간으로 활용된다. 커뮤니티 발전을 위한 다양한 제언과 아이디어는 UDC에 속한 교수나 연구진은 물론, 일반 주민들에게서 나온다. UDC 관계자는 "마을의 운영을 도와줄 수 있는 전담 스태프들이 상주하면서 지역 주민과 디벨로퍼, 학교의 연결고리를 하고, 지속적으로 아이디어를 내 더 잘사는 마을을 만들어간다"고 설명했다.

현재도 가시와노하 프로젝트는 진행형이다. 도시 계획을 세운 후 12년 만에 인구는 10배가 늘어 1만여 명이 됐지만, 장기적으로 2023년까지 2만6000명의 도시로 키우겠다는 것이 UDC의 목표다. 히로야 교수는 "쓰쿠바익스프레스라는 새로운 철도 노선을 투입하고, 가시와노하가 역세권으로 발돋움했지만 우리는 서두르지 않았다"면서 "역세권으로 격상됐다고 해서 무조건 아파트와 단독주택을 지어 분양하면 그만큼 빨리 버려진다"고 설명했다.

[도쿄·가시와노하 = 박인혜 기자 / 박희윤 명예기자(모리빌딩도시기획 서울지사장) 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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