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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나면 새 규제법…한국에서 사업 포기하란 건지"
통상·최저임금 버거운데 집단소송제 확대 움직임
내년엔 화평법…겹겹이 악재
기사입력 2017.09.14 17:52:49 | 최종수정 2017.09.15 10:4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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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급증하는 기업 법률리스크 ◆

"자고 일어나면 새 규제가 생긴다는 뉴스가 나옵니다. 가뜩이나 통상임금 판결도 어디로 튈지 몰라 불안한데 집단소송제까지 확대되면 경영에 힘을 쏟을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대기업 임원 P씨)

정부·여당이 집단소송제를 강화한다는 소식에 재계는 '이제 규제가 어디까지 튈지 모르겠다'며 맥이 빠진다는 반응을 보였다. 14일 한 대기업 고위 임원은 "통상임금에 최저임금 인상, 정규직 전환, 근로시간 단축 등 경영악재가 한꺼번에 몰아치고 있다는 게 문제"라며 "여기에 집단소송제까지 도입돼 소송이 남발하면 과연 한국에서 사업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는 "집단소송제는 소송에 참여하지 않은 잠재적 피해자들에게도 판결 효력이 미친다"며 "피해 집단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무익한 소송이 빗발칠 위험이 크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특히 기업 규모가 작은 중소기업들 위기감이 크다. 기업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의 배상 판결이 나오면 아예 문을 닫아야 하는 상황이 닥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생리대 유해성'과 같은 집단소송에서 패소하면 소송에 참여하지 않은 소비자에게까지 손해 배상을 해주며 기업이 부담할 수 있는 배상 규모를 훨씬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깨끗한나라 '릴리안' 생리대 소비자의 경우 1차 손해배상 청구에 3323명이 88억5500만원을 청구했으며, 2차는 1286명이 36억5600만원을 청구했다. 중소업체 관계자는 "생리대 소송을 보면 로펌들이 앞다퉈 소비자들을 모아 소송을 제기하고 있다"며 "징벌적 손해배상이 도입되면 집단소송제는 그야말로 로펌들 놀이터로 전락할 것"이라고 우려감을 표했다.

산업계에서는 기업들이 각종 경영 악재에 버틸 수 있는 체력이 급속히 줄어들고 있다며 한목소리로 우려했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각종 기업 경영 악재가 가중되는 속도가 숨막힐 정도"라며 "정부가 역점을 기울이고 있는 일자리 정책이 안착되기 위해서는 행정부라도 리스크가 겹겹이 가중되지 않도록 기업 숨통을 열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30대 그룹 관계자는 "소득 주도 성장을 일구겠다는 게 새 정부 정책"이라며 "이 같은 취지는 알겠지만 기업들이 미래 성장 여력을 남겨둔 상태에서 경영할 수 있도록 정책 틀을 짜야 한다"고 말했다.

중소기업들은 2015년 도입돼 3년의 유예기간을 거쳐 내년에 시행되는 화학물질관리법도 부담이다. 유해화학물질 취급시설 설치·관리 기준이 강화되면서 종업원 10인 이상 기업은 화학물질관리기사 자격증을 소지한 사람을 1명 이상 확보해야 한다. 이 때문에 중소기업계에서는 때아닌 자격증 공부가 한창이다.

경기도 안산의 A도금업체 대표는 "기사 자격증을 따려는 이유가 대기업 취업 때문인데 자격증이 있으면 누가 중소기업에 입사하겠느냐"며 "회사 직원들이 자격증을 따게 되면 이직할 수도 있어 나도 직접 공부하고 있다"고 인력난을 호소했다. 중소기업계는 대기업에 비해 화학물질로 인한 사고발생률이 현저히 낮은 소규모 사업장에 대해서는 기준 적용을 면제해 달라고 환경부에 요청하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화학물질을 다룰 수 있는 일정 교육기간을 이수하면 되도록 규제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서찬동 기자 / 김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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