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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포커스] ‘달라졌다’ 신태용호, 변화의 바람이 불다
기사입력 2017.11.15 05:50:05 | 최종수정 2017.11.15 14:3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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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MK스포츠(울산) 이상철 기자] 11월 A매치 2연전을 1승 1무로 마친 신태용호. “달라졌다”라는 말을 가장 많이 들었다.

한국의 11월 A매치 상대는 콜롬비아와 세르비아. 두 팀 모두 2018 러시아월드컵 본선 진출국이다. 지난 10월 상대 또한 러시아와 모로코로 내년 6월 다시 만날 수 있다. 비교 우위를 둘 수 없으나 적어도 넷 다 한국보다는 강하다.

이번에는 홈경기였다. 선수 구성도 ‘반쪽짜리’가 아니었다. 신태용 감독은 “현재 뽑을 수 있는 자원 중 최정예다”라고 말했다. “지난 2번과는 다를 것이다”라고 호언했던 신 감독이다. 그는 약속을 지켰다.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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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태용호의 키워드는 손흥민 시프트였다. 손흥민이 최대한 기량을 펼칠 수 있는 베스트 포지션을 찾는데 집중했다. 최전방 공격수 옵션은 성공이었다. 사진(울산)=김영구 기자

◆외적 변화

외형적으로 가장 큰 변화는 3가지다. 스페인 출신 코치 2명이 새로 합류했으며, 4-4-2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그리고 손흥민(토트넘)은 최전방 공격수로 뛰었다.

신 감독은 프로 및 대표팀 지도 경험이 풍부하다. 하지만 그를 보좌하는 코칭스태프의 경험이 많은 편이 아니다. 때문에 대한축구협회는 부족한 점을 메우기 위해 검증된 외국인 코치 영입에 심혈을 기울인 가운데 스페인을 무적함대로 만든 토니 그란데 코치와 하비에르 미냐노 트레이너가 신태용호에 가세했다.

그렇지만 이번 2연전 내용이 온전히 그 2명의 영입 효과로 확대해석하기는 어렵다. 훈련 프로그램을 짜기도 했으나 그들 역시 태극전사를 파악하는 중이다.

선수들도 “궁금한 게 많아 여러 가지를 물으며 대화를 많이 나눈다. 배울 점이 많다. 그렇지만 지금은 그 분들도 이 팀과 우리를 알아가는 중이다. 분명 큰 도움이 되겠지만 좀 더 시간이 필요하다”라고 입을 모았다.

한국은 콜롬비아전 및 세르비아전에 기본 포메이션을 4-4-2로 썼다. 지난 7월 신 감독 부임 이후 첫 시도였다. 4-4-2는 전임 감독 시절에도 주 전술이 아니었다.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9·10차전에 포백 수비로 지지 않는 축구를 구사했으나 황희찬(잘츠부르크)를 원톱으로 내세운 전술이었다. 10월에는 선수 활용 폭이 제한된 가운데 포어 리베로 전술을 점검했고,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걸 파악했다.

4-4-2는 긍정적인 효과가 많았다. 더욱 역동적인 축구가 가능해졌다. 또한, 3선이 유기적으로 움직이며 상대의 예봉을 꺾었다. 공격부터 방어하고 중원에서 싸움을 벌이니 수비도 한결 안정감을 갖췄다. 콜롬비아, 세르비아를 상대로 1골씩을 내줬지만 전반적으로 위기보다 기회가 더 많았다. 공-수 불균형으로 위험천만한 상황을 연출했던 10월 A매치와는 달랐다.

4-4-2의 기본 축은 손흥민이었다. 그 동안 왼쪽 날개로 뛰었던 손흥민은 맨 앞에 섰다. 콜롬비아전에는 이근호(강원), 세르비아전에는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와 투톱으로 뛰었다.

손흥민은 기성용(스완지)과 함께 주축선수다. 기본 뼈대다. 그러나 기성용이 오래 전부터 가장 알맞은 위치에 있는 것과 다르게 손흥민은 가진 기량을 유감없이 펼치지 못했다. 손흥민 활용법을 두고 고심하던 신 감독은 토트넘 경기를 체크하며 그 힌트를 얻었다.

윙어보다 스트라이커가 더 어울릴 수 있다는 판단이다. 적어도 이번 2경기 결과는 긍정적이었다. 손흥민은 어느 때보다 저돌적이었다. 방점을 찍으려고 노력했다. 날카로운 슈팅을 퍼부어 상대의 진땀을 빼게 만들었다. 비록 손흥민이 득점하지 못했으나 세르비아전 후반 중반 이후 한국의 칼날은 예리했다. 그 시원한 공격 전개에 속이 뻥 뚫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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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전사들은 몸을 아끼지 않았다. 근성 있는 플레이로 부족한 점을 메웠다. 사진(울산)=김영구 기자

◆내적 변화

신태용호를 둘러싼 분위기가 180도 달라졌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퇴진’을 요구하던 여론도 우호적이다. 단순히 패하지 않았기 때문은 아니다. ‘어떤 모습’으로 축구팬의 마음을 잡았다.

1달 사이 싹 바뀌었다. 단순히 K리거가 가세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 이전에도 K리거는 대표팀에 차출됐다.

마음가짐의 변화다. 10월 A매치 2패는 상처가 쓰라렸다.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지우고 싶으나 지울 수 없었다. 신 감독의 말대로 지금은 시행착오를 겪고 호되게 혼이 나야 할 시기다. 실패는 교훈이 된다.

어떤 계획을 짜고 그 아래 팀을 만들어가는 지가 중요하다. 코칭스태프는 그 밑그림을 세세하게 그렸다. 자연스레 선수들의 이해도 빨랐다.

구자철은 “지난 부진이 영향을 끼쳤다. 그 교훈을 통해 더욱 준비를 철저히 했다”라고 전했다. 기성용도 “상황별 어떻게 플레이를 할지를 숙지했다. 주문이 명확하니 이해하기도 쉬웠다”라고 이야기했다.

신 감독이 이번 A매치에서 강조했던 것 중 하나는 투혼이었다. 신 감독의 주문대로 선수들을 한 발 더 뛰며 부딪혔다. 몸을 아끼지 않고 투지 넘치는 플레이에 축구팬은 환호했다. 보고 싶던 모습이었다.

그 동안 한국축구에 쓴소리가 많았던 이유 중 하나는 투지 실종에 따른 무기력한 플레이였다. 예전부터 그랬다. 2014 브라질월드컵에서도 비판이 쏟아졌던 이유도 그 궤를 같이 한다. 이번에는 더욱 심각했다. 단합되지 않았으며 동기부여가 결여됐다는 말까지 나왔다.

달라졌다. 태극전사는 쉴 새 없이 뛰었다. 몸을 아끼지 않았다. 준비한대로 잘 이뤄지니 자신감도 얻었다. 잃었던 의욕도 되찾았다. 세르비아의 크르스타이치 감독은 “한국 선수들의 조직적이면서 적극적인 움직임이 인상적이었다”라고 평했다.

내부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것이 감지됐다. 단합됐다. 주장 기성용은 “다들 책임의식이 강해졌다. 태극마크에 대한 책임감을 갖고, 대표팀에 대한 애정이 생겼다. 이제야 팀다운 모습이 보이고 있다”라고 했다.

투지와 근성은 곧 한국의 경쟁력이다. 내년 6월 러시아에서 만날 팀은 몇 수 위다. 강팀과 겨뤄야 한다. 조직력을 다듬을 시간이 아직 남았으나 넉넉한 시간은 아니다. 현실적으로 홈 이점도 없는 가운데 더 좋은 경기력을 펼칠 것이라고 단언하기 어렵다.

손흥민도 “경기력이 중요하나 투지, 정신력을 갖고 임하는 게 더 중요하다. 더 많이 뛰고 투지 있게 싸워야 이길 가능성이 커지며 축구팬의 응원을 더 받을 수 있다. 이제 우리도 이 점을 받아들여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 보완할 요소도 많다. 그럼에도 신 감독은 세르비아전을 마친 뒤 표정이 밝았다. 그 옅은 미소가 무엇을 의미하는 지는 모두가 안다. 긍정의 바람이 분다. 내적 변화에 더 큰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rok1954@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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