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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의 왕` 곰…두산 21년만에 정규 시즌 최고 성적
삼성 부진 속에 니퍼트·보우덴 원투펀치 활약
기사입력 2016.09.22 17:15:21 | 최종수정 2016.09.22 17: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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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초반부터 고공행진을 펼쳐온 두산 베어스는 2016년 KBO 프로야구를 쥐고 흔든 거대한 곰이었다.

두산은 분명 강팀으로 분류됐지만 이 정도로 압도적일 것이리라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올 시즌이 개막하기 전에는 지난 겨울 타선의 중심이었던 김현수(28·볼티모어 오리올스)를 미국 무대로 떠나보낸 두산이 공백 메우기에 신경 쓰느라 우승이 어려울 수 있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하지만 두산은 그 모든 우려를 극복하고 올 시즌도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할 채비를 마쳤다. 작년 우승이 도박 파문에 휩쓸렸던 삼성 라이온즈 덕을 본 결과라면 올해는 이의를 제기할 수 없는 우승을 노리겠다는 각오다.

◆ 불방망이·철벽마운드

오랜 시간 동안 두산의 팀 컬러는 '발야구'였다. 일단 출루한 곰들은 언제나 뛸 준비를 마치고 상대 투수의 평정심을 흔들었다.

하지만 올 시즌 두산의 팀 컬러는 확실하게 달라졌다.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장타가 쏟아져 나오니 부상을 무릅쓰고 뛸 필요가 없어진 것이다. 두산의 불방망이를 상징하는 선수는 단연 김재환(28)이다. 김재환은 2008년 데뷔 이후 약물 사용으로 징계만 받았을 뿐 한 번도 규정 타석을 채우지 못했던 후보 선수였다. 1군에서 5시즌 동안 때려낸 홈런은 고작 13개. 하지만 그는 올해만 홈런 36개를 때려내며 두산 공격을 이끄는 신데렐라로 다시 태어났다. 여기에 오재일(30·홈런 25개), 닉 에반스(30·홈런 23개) 등도 제 몫을 다하며 '핵타선'으로 거듭날 수 있었다. 21일까지 두산의 장타력은 0.471로 10개 구단 중 당당한 1위다.

마운드는 타선보다 더욱 대단했다. 더스틴 니퍼트(35·21승), 마이클 보우덴(30·17승), 유희관(30·15승), 장원준(31·14승)까지 선발 투수진은 67승을 합작하며 그야말로 '판타스틱 4'로 거듭났다. 장원준이 1승만 더 추가하면 전무후무한 선발 투수 4인 15승 기록을 세울 수 있다. 팀 전체로는 시즌 90승 고지도 가능하다.

특히 1·2선발을 맡은 두 외국인 투수 원투펀치는 타고투저가 극심했던 올해 선발 투수의 품격을 제대로 보여줬다. 지난해 잦은 부상으로 6승(5패)에 그쳤던 니퍼트는 모든 투수의 꿈인 20승 고지를 넘겨 가장 강력한 MVP 후보로 떠올랐고, 올 시즌부터 합류한 보우덴 역시 17승을 챙기며 "니느님이 보우하사"라는 신조어 탄생에 일조했다. 이미 외인 듀오 최다승(34승·2007년 두산 다니엘 리오스와 맷 랜들)을 뛰어넘은 니퍼트와 보우덴은 40승 합작까지 노려볼 수 있다.

◆ 사자 없는 골에 곰이 왕

올해 두산이 보여준 실력은 이처럼 뛰어났다. 하지만 강력한 라이벌이던 사자 군단 삼성 라이온즈의 몰락도 두산의 손쉬운 우승을 부추긴 요소 중 하나라는 사실은 부인할 수 없다.

2011~2015년 삼성은 무려 5년 연속 정규시즌 우승, 한국시리즈 4회 우승을 달성하며 사자 왕조를 세웠던 팀이었다. 하지만 현재 삼성의 승률은 고작 0.447(59승1무73패). 반타작도 못한 삼성은 10개 구단 중 9위에 머물고 있다. 남은 11경기에서 적어도 4승 이상을 해야 54승5무67패, 승률 0.448에 그쳤던 1996년 시즌보다 조금 앞서 최악의 해를 피할 수 있다.

첫 번째 부진 원인은 역시 무너진 마운드다. 선발 윤성환(35), 중간계투 안지만(33)과 마무리 임창용(40)이 지난해 원정 도박 사건에 연루되며 부진에 빠지거나 팀을 떠났다. 임창용은 KIA 타이거즈로 돌아갔고 그나마 윤성환이 11승을 올리며 기본은 했지만 17승을 올렸던 작년에 비하면 실망스러운 모습이었다. 아예 도박 사이트 개설과 연루되며 계약 해지된 안지만은 올 시즌 삼성의 복잡한 마음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선수가 됐다.

여기에 삼성은 콜린 벨레스터(30·3패), 앨런 웹스터(4승4패) 등 외국인 선수 농사까지 실패하며 다른 팀들을 따라갈 동력을 잃고 말았다. 정상에서 몰락한 삼성의 부진이 길어지면 그만큼 두산 왕조 건설이 쉬워질 전망이다.

[이용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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