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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K인터뷰] 최종준 바둑협 부회장 – 장그래와 알파고 그후, “스포츠바둑의 성장기회”
기사입력 2016.12.22 06:01:06 | 최종수정 2016.12.25 17: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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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경닷컴 MK스포츠 이승민 기자] 바둑은 스포츠일까. 고민을 덜어줄 유권해석이 벌써 나와 있다.

대한바둑협회는 이미 2009년에 대한체육회 정가맹 단체로 승인받았고 바둑은 지난해 소년체전에 이어 올해는 전국체전에서 정식종목으로 치러졌다.

2년 전 우리가 응원했던 ‘미생’ 장그래, 지난해 겨울의 ‘신드롬 캐릭터’ 최택을 지나 지난 3월 세계를 놀라게 한 인공지능 알파고와 ‘1승의 감동’을 선물했던 이세돌 9단이 엮어낸 스토리들은 스포츠팬들에게 바둑을 좀 더 매력적이고, 좀 더 가깝게 만들었다.

모처럼 달궈진 열기를 불씨 삼아 스포츠바둑의 산업화와 저변 확대를 꿈꾸는 대한바둑협회 신임 최종준 부회장(65)을 만났다. 대한체육회 사무총장을 역임한 후 여러 경기단체의 참여 권유를 고사했던 최 부회장은 “평소에 바둑이 훌륭한 국민스포츠라는 믿음이 있었다”며 “지금 바둑이 인기 스포츠로 성장하기 위한 중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해 지난달 부회장으로 참여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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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준 대한바둑협회 신임 부회장은 “장그래, 최택, 알파고까지 든든한 지원군이 있었던 바둑계가 인기 스포츠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잘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진=김승진 기자

- 한국바둑의 현재 위상을 어떻게 평가하나.

▶ 스포츠화 지연으로 정체 상태에 빠진 인상이다. 훌륭한 프로 기사들을 배출하면서 오랫동안 종주국 일본을 넘어 세계 최강국을 자랑했지만, 지금은 1950년대부터 일찌감치 바둑을 국민스포츠로 집중 육성한 중국의 물량공세에 다소 밀리는 형세다. 한국바둑의 발전을 위한 중요한 과도기를 맞고 있다.

- 한국기원과 대한바둑협회의 협력관계가 원활하지 못하다는 우려가 많다.

▶ 1945년 설립된 한성기원이 모태인 한국기원은 오랫동안 바둑행정의 총본산으로서 프로기사의 양성과 권익보호, 바둑 보급의 역할을 수행해왔다. 한국을 세계최강국으로 이끈 주역이기도 하다. 대한바둑협회는 2005년 아마바둑단체들을 통합해서 설립됐고 엘리트체육을 총괄하는 체육회에 가맹하면서 본격적인 스포츠단체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프로바둑의 산업화와 스포츠 종목으로서의 위상강화는 서로 맞물려있는 목표다. 두 단체는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한국야구위원회(KBO)와 유사한 관계로 서로 협력하면서 고유의 기능을 강화해야 하는 운명공동체다. 아직 바둑의 산업화도, 스포츠바둑의 위상도 아쉬움이 많은 단계인 만큼 두 단체가 모두 노력해야할 부분이 많은데 지난 8월 바둑협회 제5대 회장선거에서 신상철 회장이 당선되면서 양 기구가 행정적으로 분리된 이후에 전임 집행부(홍석현 한국기원 총재 겸임)와의 인수인계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아 양 단체가 갈등관계라는 소문도 있었던 것 같다.

신상철 회장은 취임 일성으로 바둑계의 소통과 화합, 전문화를 강조했다. 나도 임명 직후 한국기원의 신임 유창혁 사무총장과 목진석 국가대표 감독, 양건 프로기사 회장을 만나 공동협력 및 전문성 강화방안을 심도 있게 협의했다. 양 단체가 적극적으로 대화하고 서로 도우면서 각자의 역할을 정립할 수 있다고 본다.

- 대한바둑협회의 주된 역할은 무엇인가.

▶ 예전에는 프로기사들의 자존심이 스스로 바둑을 스포츠로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바둑계의 인식이 바뀌었다. 스포츠로 인정을 받아야 이 종목이 발전할 수 있는 더 큰 동력을 얻는다는 것을 알게 됐다. 보다 많은 어린이들이 생활체육으로 바둑을 접하고 청소년들이 학원스포츠로 바둑을 즐기면서 바둑의 저변이 확대돼야 한다. 한국기원이 프로바둑의 시장을 넓히는데 그 기능을 특성화, 고도화해야 한다면, 유소년인프라와 체계적인 보급시스템의 구축 등에서는 대한바둑협회가 해야 할 몫이 많다.

스포츠토토 편입, 바둑진흥법 제정 등으로 스포츠바둑으로서의 체제를 확실하게 정비해서 바둑이 국내 대표적인 프로스포츠로 성장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 스포츠바둑의 위상강화를 위해선 바둑이 스포츠라는 국민적 공감대가 중요한데.

▶ 오늘날 스포츠의 개념은 소프트하게 변화하고 있다. 한 스포츠학자는 “현대스포츠는 격렬함에서 차분함으로 이행하고 있으며, 운동을 단순한 근육활동만으로 파악하는 것은 분할적 사고방식으로 근육외의 다양한 인체내부의 상호작용에 의한 선택적 행동이 근육작용으로 표현되는 것”이라고 스포츠를 정의한다. 그런 의미에서 바둑은 인체의 신경세포와 연결된 골격근이 대뇌의 활발한 활동으로 운동량을 발생시키는 정신과 신체를 아우르는 종합적인 마인드스포츠라고 할 수 있다.

요즘 학교공부와 각종시험에서 여성들의 성적은 오히려 남성들을 압도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바둑에선 남성과 여성의 성과에 차이가 난다. 바둑이 ‘머리싸움’ 만이 아닌 체력과 근력활동을 수반하는 스포츠라는 방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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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열렸던 인공지능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구글딥마인드 챌린지매치’에선 계산괴물 슈퍼컴퓨터에 맞섰던 이 9단의 집념의 1승이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흥미진진한 스포츠 경기로서 바둑에 대한 인식이 크게 높아졌다는 평가다. 사진=AFPBBNews=News1

- 올해 인공지능 알파고가 바둑계를 넘어 스포츠,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면서 바둑에 대한 홍보효과가 엄청났지만, 결국 이세돌 9단이 패하면서 큰 충격을 주기도 했다.

▶ 같은 마인드스포츠 종목인 체스를 이긴 것은 오래 전이었지만, 19로로 엮어진 바둑판 속에서 벌어지는 기하급수적인 경우의 수와 감성의 흐름을 슈퍼컴퓨터가 완벽하게 이해해서 대처하는 것이 아직은 시기상조라고들 생각했는데 예상을 깼던 결과다.

바둑은 지구상에 존재하는 가장 복잡한 두뇌싸움과 감성의 유연함 그리고 체력의 뒷받침이 필요한 마인드스포츠다. 직접적인 전투능력은 물론이고 때로는 공격을 유보하고 뒷맛을 남기는 여운의 미학과 현실적인 계산이 어려운 두터움과 같은 형이상학적인 경우의 수를 차가운 기계문명이 이해한다는 사실이 크게 놀라웠다.

그러나 스포츠는 인간의 대결이다. 서로의 호흡을 교환하면서 땀과 기량을 겨루는 스포츠이기 때문에 알파고는 바둑의 전술전략, 육성과 보급을 위한 우수한 보조기구일 뿐이다. 앞으로 다양한 인공지능 콘텐츠가 개발되어서 바둑의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생각한다.

[chicleo@mae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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