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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열의 진짜타자] 이기기 위해서 경쟁보다 ‘배려’를 생각하자
기사입력 2017.03.15 08:12:22 | 최종수정 2017.03.15 09: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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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이 치열한 세상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이기는 것이 배려보다 필수적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공부를 하는 일반 학생이나 운동을 하는 학생선수 모두에게 공통적으로 해당하는 내용이다. 스포츠의 궁극적인 목표는 게임에서의 승리이다. 이겨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명제에 100% 공감하면서 동시에 이기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를 느낀다. 그 승리의 가치를 높이는 방법을 연구하는 것이 좋은 선수와 좋은 사람으로 가는 길이라고 생각한다.

운동선수라면 보통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거나 프로팀에 입단해서 돈과 명예를 얻는 것을 성공했다고 한다. 그리고 내 자식은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 믿는 부모님들의 역할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운동을 잘하기 위해서는 재능, 좋은 지도자, 노력, 환경, 운 등등 무수히 많은 요소들이 필요하다. 그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일까? 이 물음에 대한 답은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이유는 각기 다른 경험을 통해 얻은 정보를 가지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특히 부모님들의 경우 본인의 경험과 주위에서 들은 내용이 판단의 잣대가 된다. 흔히 부모님들은 열심히 훈련해서 상대를 이겨야 한다고 교육 시킨다. 그 대상은 안으로는 동료선수이고 밖으로는 상대팀 선수들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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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종열 위원 제공

나는 초등학교 4학년부터 야구를 시작했다. 선수라는 영역에 진입하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말이 어떻게 해서든지 경쟁에서 이겨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 대상은 나와 경쟁관계에 있는 모든 선수들이다. 그래서 나와 같은 포지션이 겹치는 선수는 단순히 친구나 선배 또는 후배로 순수하게 보지 않았고, 경쟁관계로 여기게 될 수밖에 없었다. 다른 선수가 경기에 나가 좋은 활약을 해도 진정한 박수보다는 보여주기 위한 박수를 쳤고, 속으로는 내가 더 잘하길 바라는 마음이 컸다. 내게 기회를 주면 더 잘 할 수 있는데 기회가 없었을 뿐이라고 위안을 하기도 했다. 이런 생활은 중, 고를 거쳐 프로에서 생활하는 동안 내내 나의 정신세계를 지배하는 가장 큰 화두였다. 내가 내야수였기 때문에 그나마 친하게 지냈던 선수들은 투수나 포수들이었다.

돌이켜보면 이런 생활을 하다 보니 상대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다. 훈련을 하기 위해 필요한 장비를 사용할 때 상대를 크게 신경 쓰지 않기도 했고, 훈련할 때 내가 더 좋은 장비를 쓰면 경쟁에서 이길 수 있다는 생각도 했다. 그렇다 보니 서로 자연스럽게 이기적인 환경이 만들어졌고 게임에 나가서 ‘우리는 한 팀이다’를 외치며 팀워크를 강조하는 게 모순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제대로 된 경쟁은 상대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스스로가 노력해서 해결해야 하는 것이다. 어린 선수들에게 똑같은 시간에 더 많은 양의 훈련을 시키면 기량이 좋아지기도 한다. 하지만 성장기에 그 기량이 정체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스스로 연습해서 얻은 결과가 아닌 시키는 훈련에 익숙한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타자가 좋은 타격을 하기 위해서는 파워, 타이밍, 노림수 등 여러 요소가 필요하다. 하지만 연습 양에 길들여진 선수들은 상황대처능력에서 떨어지는 경우가 생긴다. 단체 연습도 중요하지만 스스로 생각하고 훈련하는 것이 더 효과적인 경우가 많다. 훈련을 하는데 있어 선후배 관계를 떠나 스스로 훈련할 수 있는 방법과 내용을 찾아야 할 것이다.

학교에서 공부를 하는 것은 지식을 얻기 위함이다. 간혹 운동선수 부모님들 중에 공부할 시간에 운동을 더 하는 것이 좋다고 하기도 한다. 하지만 운동선수들에게 필요한 것은 학교에서 얻은 지식을 통한 ‘지혜’가 필요한 것이다. 순간순간 벌어지는 상황에 합리적인 판단을 할 수 있는 것이 실력이고 좋은 운동선수가 되는 길이다.

내가 생각하는 부모님들이 아이들에게 해야 할 일은 배려를 가르치는 것이다. 배려는 내가 상대를 생각해서 서로에게 도움이 되는 행동이다. 자연스럽게 팀워크로 연결되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경쟁은 상대가 아닌 자기 자신과 하는 것이며 자신과의 경쟁에서 이기는 것은 좋은 성적으로 연결된다. 모든 선수들이 같이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강조하고 싶다.

(SBS스포츠 프로야구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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