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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원호의 진짜투수] 정재훈, 두산의 ‘이상적’인 8회를 완성하다
기사입력 2016.05.31 11:05:05 | 최종수정 2016.05.31 11:4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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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 두 달, 두산은 7할대 중반을 넘보는 승률로 선두를 질주 중이다. 2위 팀을 5게임차 이상으로 넉넉하게 따돌리고 ‘원탑’의 자리를 굳히고 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팀으로 타선의 힘과 특유의 근성을 갖춘 강팀이지만, 이처럼 완벽한 독주 판도를 만들어낼 것으로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다.

많은 노력이 있고,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것이다. 마운드에서는 돌아온 정재훈(36)의 자리가 상당히 크게 보인다. 마무리 이현승의 9회는 두산이 이번 시즌의 운명을 걸었던 구상과 계획이 들어맞은 경우지만, 정재훈의 8회는 희망과 기대의 범주였다. 그런 그가 홀드 1위 페이스를 보여주면서 두산에게 예측을 넘어서는 결과를 만들어 주는 힘이 되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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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드 1위 정재훈(두산)이 든든한 불펜의 중심을 잡아주면서 기대를 넘어서는 두산의 독주에 큰 역할을 해내고 있다. 사진=김영구 기자

구원왕, 홀드왕의 경험이 모두 있는 정재훈은 다양한 구질에 안정적인 제구력을 갖고 있는 투수다. 포크볼과 슬라이더, 커브를 모두 잘 던지던 투수지만, 올해 돋보이는 구질은 컷패스트볼이다. 이 공은 속구에 비해 스피드가 많이 떨어지지 않아야 하고, 볼 끝은 충분히 변화를 일으켜야 한다. 타자가 속구 타이밍으로 배트를 내게 하면서도 정타를 피하게 하는 세련된 구질이다. 안정된 제구력과 풍부한 경험을 가진 정재훈이 이 공을 잘 던지게 되면서 효율적인 맞혀 잡기 능력이 배가 됐다.

투수, 특히 짧은 이닝에 최고의 집중력을 쏟아 부어야 하는 불펜 투수에겐 자신감과 멘탈의 안정이 중요하다. 10년 넘게 두산의 분위기와 컬러에 녹아들었던 정재훈은 베어스 유니폼을 다시 입고 “마음이 훨씬 편하다”고 말한다. 팀에 대한 적응력은 개인차가 있는데, 아무래도 정재훈은 팀 두산에서 최고의 퍼포먼스를 낼 수 있는 투수였던 것 같다.

계속되는 시즌을 치러내면서 전통을 쌓아가야 하는 프로팀에게는 타선이든, 마운드는 조합이 중요하다. 아무리 ‘전성기’ ‘절정’의 나이라고 해도 주전이 죄다 비슷한 연차, 연배인 구성은 이상적이지 않다. 불펜에는 힘도 필요하고, 경험도 필요하다. 패기도 채워야 하고, 유연함도 있어야 한다.

이번 시즌 두산이 수혈한 ‘정재훈 카드’가 여러모로 안성맞춤으로 느껴지는 것은 지난해 조합해서 올해 만들어가고 있는 두산 불펜에서 베테랑 정재훈이 정말 필요했던 한 부분을 채우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후반기와 포스트시즌에 이어 국제대회인 ‘프리미어12’까지 위력을 보였던 이현승이지만, 올해는 풀타임 마무리 첫해다. 여기에 지난해부터 두산을 버텨온 불펜진들은 젊고 성장주들이 대부분이었다. 딱 한 두 자리, ‘관록’의 중심이 필요했고 정재훈은 밸런스를 잡아주는 카드가 됐다.

선발 투수들 중에는 1회가 힘들고 이닝을 거듭해가면서 안정을 찾는 경우들이 많다. 그러나 전문 불펜 투수들은 한 이닝, 한 타자에 집중력과 힘을 쏟아 붓는 피칭을 하기 때문에 ‘이닝교대’가 상당한 어려움이다. 즉 1이닝과 1이닝 이상의 투구는 아웃카운트 한두개로 계산할 수 없는 커다란 부담의 차이를 만든다. 전문 셋업맨, 마무리 투수들은 “1⅓이닝을 던지는 것보다는 차라리 (쉬지 않고) 한 이닝에 4, 5개 아웃카운트를 잡았으면 좋겠다”고 말할 만큼 이닝교대에 부담을 느끼곤 한다.

그래서 모든 팀들의 영원한 숙제는 8회, 9회를 맡을 ‘필승조’ 셋업맨과 클로저를 확보하면서 어떻게 선발투수와 롱릴리프로 7회까지를 채워 넣을 수 있느냐다. 정재훈-이현승을 안정시킨 선두 두산이지만, 한두장의 불펜 카드(선발피칭이 가능한 롱릴리프 요원)가 아직 더 필요해 보이는 것은 이 때문이다. 개막 전 김태형 감독이 많은 기대를 걸었던 김강률의 복귀도 기다려진다.

정재훈의 8회, 이현승의 9회라는 이상적인 구도를 지켜내는 것이 두산이 만들어갈 여름 레이스의 과제다.(SBS스포츠 프로야구 해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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